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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로 보는 세상

이상향이라 생각했던 스위스

by 바이칼호1 2022. 11. 24.

어렸을 적에 알프스 소녀 하이디를 읽은 적이 있다. 그때 서정적인 장면들을 떠올리며 세계의 모범국이자 이상향으로 생각하고 장도에 올랐다.

스위스 면적은 4,129ha로 남한의 절반이 채 안된다.

스위스 국토 면적

제네바 공항 착륙전 항공에서 본 스위스


스위스는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전체 면적의 75%가 산악지역이며, 경작지 면적은 우리보다도 훨씬 좁다. 또한 우리나라 처럼 주변에 프랑스, 오스트리아 등 강대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과거엔 우리나라 보다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였다.

현재는 GDP는 6천억 달러 수준으로 매우 낮지만 인구밀도 낮고 인구도 적어서 1인당 국민소득은 매우 높다.

최근엔 경제성장률이 정체되어 있고, 출산율도 여타 선진국처럼 떨어진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스위스 지역은 다른 많은 지역과 함께 로마 제국의 지배를 받았고 이후에는 신성 로마 제국에 포함되었다. 그렇지만 다른 많은 지역과 마찬가지로 독자적인 세력을 구축하기 위해 전쟁을 치르기도 했다. 스위스 지역이 적은 인구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영향력을 가졌고 계속 연합의 영토를 늘려서 1513년에는 인구가 700,000명까지 늘어났다.

이후에 스위스 지역의 연합은 프랑스 왕국에 굴복당하기도 했고 내전으로 혼란을 겪기도 했다. 30년 전쟁의 결과로 공식적으로 독립한 스위스프랑스 혁명이 일어나고 침공을 당하기 전까지 인구를 꾸준히 늘리고 있었다. 스위스의 영토가 거의 확정되었던 1815년에는 인구가 1,800,000명으로 증가해 있었다.

스위스는 다시 내전을 치르고 나서는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았고 당시 유럽의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빠른 인구 성장을 시작했다. 주변 지역과 비교해서도 상당히 안정적인 인구 증가를 보였던 스위스는 이후에도 계속 인구가 늘어나 제1차 세계 대전이 일어나기 전까지 증가 속도를 유지했다. 나중에 조금 둔화되기는 했지만 스위스는 변하지 않고 인구가 늘어나 1951년에는 4,700,000명이 되었고 전쟁이 끝나고 나서도 대부분의 기간에 인구가 증가했다.

그러다가 다시, 출산율 저하와 함께 인구 감소를 겪고 있다.

시기
출산율
1965년
2.60명
1970년
2.36명
1975년
1.87명
1980년
1.54명
1985년
1.54명
1990년
1.55명
1995년
1.54명
2000년
1.48명
2005년
1.41명
2010년
1.47명
2015년
1.53명
2020년
1.54명

스위스 출산율



우리나라의 출산률은 지역별로 차이가 약간 있는데, 대도시의 경우가 더 떨어지고 있다. 소득의 문제가 아니라 주거비의 문제가 커 보인다. 그러나, 다른 문제가 또 있다. 계산 잘하는 젊은 사람들의 똑똑함이 아닐까 한다.

우리나라 시도별 출산율

비슷한 환경에 있는 스위스는 어떻게 부유한 나라가 되었을까? 핵심은 두가지로 요약된다. 신뢰할 만한 용병과 강대국들 사이에서 중립국가 유지였다. 스위스는 강력한 군사력을 가지고 있다. 사실 스위스가 중립국가가 된 데에는 강력한 군사력이 바탕을 이뤘다.

자원이 부족하고 농업 발달이 힘든 지형을 가진 스위스는 중세 시대부터 재원마련을 위해 자신들의 군사력을 용병의 형식으로 수출했다. 임대된 용병들은 때로는 프랑스에서, 때로는 독일이나 이탈리아에서 전투에 참여했다. 그러다 보니 가끔 같은 스위스 출신의 용병들끼리 전쟁에서 서로 다른 편에서 싸워야 하는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신뢰도 높은 용병은 금융산업을 키웠다. 특히 2차대전 중, 유태계 자금 등을 포함하여, 주변국가로 부터 많은 자금을 유치하였다. 이공계 중심으로 인재를 육성하여 시계 등 정밀산업과 유통이 매우 발달해 있기도 하다.

또 하나 부의 원천은 알프스 산에 융프라우 등 청정지역을 기반으로 한 관광산업이다.

융프라우


스위스에는 지정학적 위치와 중립적인 신뢰를 기반으로 UN 유럽본부 등 많은 국제기구들이 있다.
국제연합(UN, United Nations) 산하 국제기구인 국제노동기구 (ILO, International Labour Organization), 국제전기통신연합(ITU, 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 Union), 국제연합제네바사무소(UNOG, United Nations Office at Geneva), 유네스코(UNESCO, United Nations Educational, Scientific and Cultural Organization) 산하의 국제교육국(IBE, International Bureau of Education), 만국우편연합(UPU, Universal Postal Union), 세계기상기구(WMO, 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 World Intellectual Property Organization), 세계보건기구(WHO, World Health Organization), 국제연합제네바사무소(UNOG, United Nations Office at Geneva) 등 8개 기구가 스위스에 본부를 두고 있다.


UN 유럽본부(UN 본부는 미국 뉴욕에 있음)



세계의 모범국으로 생각했고, 지정학적으로 우리와 비슷한 처지의 스위스는 부유한 나라가 되었는데 과연 이상향일까?

그렇다면 출산율은 왜 떨어졌을까? 물론 세계 최저수준인 우리나라와 비교해서는 양호한 수준이다.

1인당 국민소득은 높지만 세후 실수령액은 우리나라와 큰 차이가 없으므로 삶이 윤택할지는 잘 모르겠다. 복지가 잘되어있는 나라로 유명한 스위스의 경우 세금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다. 증세없는 복지라는 것은 허구이고 복지예산을 쓰면 그만큼 세금이 늘어난다.

애완동물에도 매년 수십만원의 세금을 물리고 민원서류 종이 한장 떼주는데도 4만원, 주차위반 벌금 12만원 많이 걷어가는 만큼 복지를 잘 해준다고 하는데 병원비와 대중교통 요금은 매우 비싸고 물가도 살인적이다. 의사 한번 만나기만 해도 30만원은 기본이다. 월세 역시 매우 비싸다. 스위스에서는 거실도 방 한칸으로 친다.

복지가 잘 되어 있어서 실업자가 되어 은퇴를 하여도 원래받던 급여의 80%정도는 받을 수 있다 한다. 말이 복지지 낸것도 돌려받지 못한다. 식당에서 잡일만해도 200만원은 버는데 원룸 월세 175만원을 내면 스위스의 살인적인 물가를 고려해 볼때 생활이 쉽지 않을 것이다.

돈이 몰리고, 기후가 좋아 세계의 부자들이 점유한 스위스에도 의식주 기본 물가가 비싸 살기가 그리 녹녹치 않다.

이상향은 결국 자신의 처지와 마음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이상향은 먼 곳이 아니라 현재 있는 곳을 주변 사람들과 잘 가꾸어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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