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 2013년 북악산 성곽길을 친구들과 돌았었다. 태양빛이 작렬하여 뜨거웠던 그때는 한여름이었으나, 지금은 6월 중순인데 더 뜨거워진 듯 하다. 울창한 나무아래 숲길은 그래도 시원하였다.
한양도성길 동편에서 시작하여 서쪽 창의문에 도달하였다. 조선왕조 500년 도읍의 숨결과, 장구한 세월을 함께하며 수난의 상흔이 있는 노송이 버티듯 살아 있었다.

태조 이성계가 한양천도를 계획할 때 고려시대 국시중 하나였던 북진정책보다 평화를 염원했을 것이다.


1392년 개성 수창궁(壽昌宮)에서 조선왕조를 개국한 태조는 즉위한 지 한 달도 못 되어 한양천도 계획을 명하고, 태조 4년(1395) 경복궁, 종묘, 사직단의 건립이 완성되자 곧바로 정도전(鄭道傳)이 수립한 도성축조 계획에 따라 한양도성을 수축하기 시작하였다.
한양도성은 북악산(342M), 낙산(125M), 남산(262M), 인왕산(338M)을 잇는 총 길이 59,500차(약 18.2km)로 평지는 토성, 산지는 산성으로 계획 되었다. 이 방대하고 시급한 사업을 농한기에 완성하기 위하여 이듬해인 1396년 1,2월 49일동안 전국에서 11만 8천명을 동원하여 성곽의 대부분을 완공하였고, 가을 농한기인 8,9월의 49일동안에 다시 79,400명을 동원하여 봄철에 못다 쌓은 동대문 구역을 완공하고 4대문과 4소문을 준공하였다.
그후 27년이 지나 세종은 한양도성을 전면 석성으로 수축하는 대대적인 보수 확장 사업을 벌여 세종 4년(1422) 12월 겨울 농한기에 전국에서 약 32만 명의 안부와 2,200명의 기술자를 동원하여 완공하였다. 당시 서울의 인구가 약 10만 명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공사였고, 사망자만 872명에 달했다. 이것이 지금 한양도성의 골격이다.
이후 한양도성을 재정비했던 숙종 30년(1704)까지 260년간 한양도성은 부분적인 보수만 있었을 뿐 큰 붕괴는 없었다.
산 중간에 큰 성문이 있었고, 북대문인 숙정문이었다. 숙정문은 서울성곽을 이루는 사대문(四大門) 가운데 하나로, 도성의 북쪽 대문(북대문)이다. 1396년(태조 5) 9월 도성의 나머지 삼대문과 사소문(四小門)이 준공될 때 함께 세워졌다. 원래 이름은 숙청문(肅淸門)으로, 도성 북쪽에 있는 대문이라 하여 북대문·북문 등으로도 부른다.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동(三淸洞) 산 2-1번지(북악산 동쪽 고갯마루)에 있다.

1413년 풍수지리학자 최양선(崔揚善)이 지맥을 손상시킨다는 상소를 올린 뒤에는 문을 폐쇄하고 길에 소나무를 심어 통행을 금지하였다. 이후 숙청문은 음양오행 가운데 물을 상징하는 음(陰)에 해당하는 까닭에 나라에 가뭄이 들 때는 기우(祈雨)를 위해 열고, 비가 많이 내리면 닫았다고 한다.
도성 북문이지만, 서울성곽의 나머지 문과는 달리 사람의 출입이 거의 없는 험준한 산악지역에 위치해 실질적인 성문 기능은 하지 않았다. 1968년 1.21 사태 이후 청와대 경비를 위해 일반인의 접근을 금지하다가, 2006년 4월부터 서쪽 성곽 0.5㎞, 북쪽의 진입로 0.6㎞ 구간과 함께 다시 일반에 개방하기로 하였다. 1963년 1월 21일 서울성곽에 포함되어 사적으로 지정되었다.

이곳 남쪽 아래 청와대가 있다.

청와대와 조선시대 궁궐은 북악산과 인왕산, 낙산의 천연 요새 안에 위치에 있다. 북한에서 미사일을 쏴도 산에 막혀 폭격이 쉽지 않은 곳이다. 조선시대에 병자호란, 정묘호란이 있었고, 1968년 김신조 일당의 1.21침투가 있었지만 그리 호락호락 접근할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중국의 왕조가 주로 북방민족에 의해 수시로 바꼈지만, 조선왕조가 500년을 유지할 수 있게 한 요지였다. 그에 비해, 용산은 그야말로 뻥 뚫린 곳인데, 굳이 대통령실을 왜 그리로 옮겼을까?
차라리 옮길 바에야 무학대사도, 박정희 전대통령도 물색하던 중원지역중, 노무현 전대통령이 꿈꾸었고, 이미 행정기관이 이전해 있는 세종시로 옮겼더라면 최근 보이는 교육개혁을 포함한 국정난맥이 덜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큰 일을 도모하려면 대의가 있어야 하고, 실현은 대의를 설파한 후 명분을 갖추어 추진해야 성공할 것이다.
세종시를 오가며 한수와 차령산맥 이남, 남서의 넓은 땅을 보면서, 삭풍도 외침도 많이 막아주었던 북악산을 다시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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