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뿌연 먼지속에 만화방창 꽃 피었던가
목전에 일은 꿈속에서 방황하듯
갈팡질팡 발걸음이 더디다
애끓는 외침이 곳곳에서 들리는데
어젯밤 마신 술이 머리를 짓누르니
비몽사몽(非夢似夢)에
천장만 멀뚱히 보다가 날이 또 저문다
손 잡이주던 동지도 간데없고
지난 세월, 아! 그때도 화사했던 4월에
꽃을 보며 같이 웃던 사람들
봄비에 꽃이 지고
허망한 세월따라 떠나갔구나
어느 점쟁이가
큰 나무가 부러졌다고 혀를 차더니
부러진 나무에서 새순이 나고
누진취영(陋塵吹影) 열매 열린다 하니
화사한 날이 다 가기전에
화사해서 잔인했던 4월
배반의 상처를 딛고
더 늦기전에 일어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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